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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방

모든 기억을 지우더라도 사랑은 지울 수 없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리뷰

영화 이터널 선샤인

남자 주인공 조엘(짐 캐리)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애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간다. 그는 그곳에서 헤어진 전 여자 친구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한다.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조엘은 클레멘타인과 행복했던 순간, 사소한 추억들 그리고 첫사랑이 시작되던 순간을 되짚으면서 지우려는 결정에 대해 후회하기 시작한다. 그녀와 관련된 기억을 지운다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결국 그렇지 않았습니다.

 

상상력 가득한 영상을 만드는 프랑스 영화감독 미셸 공드리. 황홀한 영상미와는 다르게 그는 특수효과는 적게 넣되 스펙타클하게 보이는 것을 모토로 한다. 또한 이 영화는 알랭래네(Alain Resnais)가 감독한 ‘사랑해 사랑해’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영화 또한 헤어짐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주인공이 기억을 다루는 실험에 참가했다가 기억이 엉켜버린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영화를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됐는데, 중간중간 조엘의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얼굴들을 촬영할 땐 배우들의 무릎을 찍어서 합성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2015년에 10주년 재개봉을 할 만큼 큰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포함될 수 있음*

과거

조앤과 클레멘타인은 과거 연인이었다. 바닷가에서 처음 만나 사귀었지만 다른 커플이 그렇듯 사소한 말다툼으로 이별하게 된다. 클레멘타인은 이별이 고통스러웠는지 기억을 제거해주는 업체(?) 라쿠나라는 곳으로 찾아가 조엘과 관련된 기억을 싹 삭제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조엘은 발렌타인데이에 클레멘타인에게 사과를 하려고 찾아가지만, 이미 기억을 지워버린 클레멘타인은 그를 처음 보는 사람 보듯 한다.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본인과 관련된 기억을 지웠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에 조엘 또한 그녀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 라쿠나를 찾아간다.

이야기의 전개는 최근의 과거부터 지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조엘. 기억 지우는 중

기억을 지우기 시작하면서 서로 싸우기만 하던 최근의 기억부터 점차 삭제가 된다. 하지만 첫 만남에 가까워질 수록 애틋했던 기억과 사소한 추억들이 떠오른다. 조엘은 이 기억들을 지우기 싫어서 취소하겠다고 발악하지만 머릿속에서의 외침일 뿐 외부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기억을 지키겠다고 머릿속 클레멘타인을 데리고 도망가기도 하고 숨기도 하지만 라쿠나의 직원들에 의해 결국 모든 기억이 지워지기 직전! 클레멘타인이 “몬타우크에서 만나자”라고 말을 한다. 결국 그녀와 관련된 모든 기억이 삭제되었다.

 

다시 현재

조엘의 기억이 삭제된 다음 날.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우연히 둘의 추억의 장소에서 다시 마주친다. 주변 인물로 인해 본인들의 기억이 삭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와 관련된 비디오테이프를 받는다. 그 테이프에는 서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한 내용이었는데 클레멘타인은 조엘이 지겹고 싫다고 말하고, 조엘은 그녀가 무식하고 남자들과도 쉽게 어울린다고 비난한다.  이 내용을 알기 전 둘은 우연히 만나 급속도로 가까워졌지만 테이프를 보고 본인들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니 다시 시작하기를 주저한다.

하지만 조엘은 결국 “뭐 어때” 라고 말하며 둘은 결국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이터널 선샤인을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뭔 내용인가 싶었다. 흐름이 기억을 지우고 나서부터 시작되고, 기억이 사라지기 전으로 다시 돌아가고, 상황 전개가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아무 정보도 모르고 봤던 나는 내용을 따라가느라 피로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선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갔다.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자면 내 성향과는 전혀 반대되는 주인공들의 선택이다. 어차피 기억을 제거하고 다시 만나도 같은 원인으로 다툴것이 뻔한데 왜 감독은 이런 피곤한 결말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 했을까? 생각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 있겠군 하고 깨닫게 되었다.